조규홍 "2000명 증원 양보 못해…4대개혁 세부안 의료계와 협의"

입력 2024-03-11 18:28   수정 2024-03-19 16:28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는 양보할 수 없는 의료 개혁 과제입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향후 확대될 의과대학 정원은 의료계와 협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단호한 표정으로 이같이 밝혔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3주째로 접어들면서 ‘정부와 여당이 결국 의료계와 타협하지 않겠냐’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한 것이다. 조 장관은 “다만 정부의 4대 의료 개혁 과제 중 세부 내용은 의료계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가며 보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방의료 인프라 강화
조 장관은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의대 정원 확대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며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나서 안정된 환경에서 진료를 계속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전공의 집단행동을 계기로 의료 개혁에 더 속도를 내려는 이유도 이 같은 전공의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조 장관은 “4대 의료 개혁의 큰 틀은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4대 의료 개혁 과제는 의대 정원 확대 외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 등을 의미한다. 조 장관은 지역 의료 인프라 강화 방안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조 장관은 “인프라, 인적 자원, 정주 여건 등 삼위일체로 (지역의료 강화) 제도를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의대 정원 자체도 비수도권, 소규모 대학 위주로 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의사들의 지방행을 유도하는 다양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 장관은 “지방에서 대학을 나오고 지방에서 수련하면 계속 지방에서 진료할 확률이 높다”며 “지역인재 확충 전형 선발 비율을 현재 40%에서 60%로 올리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지역에 가지 않는 것은 가족들과 거주할 정주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파격적인 정주 여건을 조성해주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조 장관은 ‘사는 집도 제공하냐’고 물어보자 “인건비도 지자체가 별도로 지원한다”며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아·산부인과는 적자 보전
조 장관은 필수의료 보상 강화를 위해 대규모 건강보험 재정(1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파이를 키우는 방법으로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돼 있는 수술·처치 분야의 상대가치점수(수가 결정 요인)를 더 높이려고 한다”며 “(기존 행위별 수가를 보완하기 위해 필수의료가 취약한 지역에) 지역수가를 더 주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진료 양이 많을수록 보상을 더 많이 하는 현행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형 수가로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조 장관은 또 “소아과나 분만 분야는 (저출산으로)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아무리 수가를 올려줘도 한계가 있다”며 “의료기관별로 운영 적자를 사후에 보전해주는 대안적 지불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전공의 등 의료계와 대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접촉하고 있다”며 “전공의들과 비공개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상의료체계를 가동해 의료 대란은 막고 있지만 전공의 복귀가 근본적인 해답인 만큼 대화의 장을 마련해 필수의료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조 장관은 전공의들에게 당근책도 제시했다. 조 장관은 “당초 계획대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에게는 법규에 따라 면허정지 처분을 집행할 것”이라면서도 “행정처분 절차가 끝나기 전까지 복귀하는 전공의에겐 계속근무 의지, 수련병원 여건 등을 고려해 최대한 선처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지난 8일까지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 4944명에게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발송했고 나머지 대상자에게도 순차적으로 사전통지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전공의를 대신하고 있는 전임의와 교수들의 이탈 조짐이 보이는 것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조 장관은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가 전체 인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공백을 전임의와 의대 교수님들이 잘 막아주고 있다”며 “이들까지 이탈하면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상용/허세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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